'안전하면서도 불안한 '금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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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케이엠에스 댓글 0건 조회 205회 작성일 25-02-20 16:35본문
연일 치솟는 금값 김치 프리미엄에도 품귀 현상 지속
수급 차질…헤지 수요 빠지는 정상화 시기 충격 우려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값이 큰 폭으로 올라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오히려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장기적인 안전자산이지만 단기 급등 뒤에 급락한 전례가 있어 투자 대기자금이 몰리는 경우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려워서다.
특히 국내 금시장의 경우 'KRX금시장'의 거래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20% 이상 높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까지 확대되며 우려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지만 유동성이 낮아 외환시장이 급변하는 경우 현금화가 어렵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금 현물시장인 'KRX금시장'의 시장가가 국제 금 시세보다 비싼 상태가 2주간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KRX금시장과 금값의 괴리율이 6% 이상이면 증권사를 통해 시장안내 공시를 내보낸다. 거래소는 지난 4일 이후 매일 괴리율 공시를 내고 있다.
지난 6일 9.4% 수준이던 괴리율은 지난 13일 19.4%까지 확대됐고, 14일에는 한 때 24%까지 올랐다. KRX금시장에서 1kg 금 현물 1g이 16만8200원에 거래됐는데, 같은 시각 국제 금 가격은 1g당 13만5000원대에 머무르면서다. 괴리율이 20% 이상 벌어진 것은 KRX금시장 개설 이후 처음이다.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크게 높은 것은 수요 대비 공급 부족 때문이다. 한국조폐공사는 지난 12일 주요 시중은행애 골드바 판매 중단을 알리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시중은행들도 골드바 판매를 일부 중단했다.
시장에서 골드바 품귀 현상이 발생하자 국내에서 유일한 금 현물형 투자 ETF 상품인 한국투자자산운용의 ACE KRX금현물ETF 순자산액이 급증하며 인기가 치솟았다. 해당 ETF의 순자산액은 지난해 말 기준 6228억원에서 지난 13일 1조원을 돌파했다. 그러자 ETF 시장가격과 ETF 실시간 기준가격의 차이를 비율로 표시한 투자위험지표인 ETF 괴리율도 함께 커졌다.
한국투자자산운용은 ACE KRX금현물ETF의 괴리율이 1%를 넘어가자 투자자들에게 "최근 국내 금 투자 수요의 증가로 국제 금 시세와 국내 금 시세간 간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준 시세와 실제 자산 가격 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최근 늘어난 매수세로 인해 괴리율이 다소 확대됐다"는 안내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김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 현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며 지역별로 괴리율이 확대됐다"라며 "KRX 금 현물은 국제 금 대비 큰 폭의 포과 괴리율을 보였다. 향후 정상화 과정에서 단기 충격으로 작용할 우려가 높아 국제 금 현물 또는 금 선물로 교체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금값이 단기간에 폭등하면서 가격 안정화 시기에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간 몇 번의 금값 폭등기 이후 단기 폭락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괴리율이 높아질수록 충격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의 금 가격 상승은 그간의 흐름과 반대되는 현상이다. 통상 미국발 고금리 기조가 강화되고 강달러가 장기화되면 금 가격은 떨어진다. 금리가 높아지면 가격 변동폭이 작은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위축되고, 달러가치가 높아지면 매수자금이 달러로 몰리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강달러에서 금값이 치솟는 이유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과 프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높아진 정책 불확실성을 헤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이 각광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평균 골드바 및 주화 금 수요는 2016~2019년까지 255톤에서 2022~2024년 연평균 300톤으로 확대됐다. 중앙은행 순매입은 같은 기간 127톤에서 261톤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트럼프 당선 이후 2기 행정부의 정책 관련 불확실성과 이로 인한 금의 투기적 순매수도 단기 정점을 기록했다. 이같은 불확실성에 따른 헤지 수요 유입은 금 가격의 단기 강세 요인일 뿐 시차를 두고 급락으로 돌아서며 제자리를 찾아간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금 가격은 앞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금 가격 신고가 배경과 전망'(하건형, 김찬희, 이진경 이코노미스트) 리포트에서 "위험 헤지 목적으로 유입이 가팔랐던 수요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중국 등 신흥국 경기 저점이 확인되고 있으며 관세 등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도 4월 1일부터 구체화가 예고된다. 단기 금 투기 매수세도 정점을 기록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럼에도 신흥국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금 가격 추세적 상상은 유효하다"라며 "미국 재정 건전성에 대한 의심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다변화 유인을 늘린다. 금 가격 단기 오벼슈팅에도 금년 말까지 10% 추가 상승 여력이 잔존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실제로도 금값은 크게 오른 이후 급락한 사례가 있다. 국제금값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9월 온스당 1000달러를 돌파하고 2011년 9월 1900달러까지 뛰었다가 꾸준히 하락해 2015년에는 1000달러 수준에서 머물렀다.
수익률 기준으로도 금은 주식 상승률에 미치지 못한다. 야후뉴스에 따르면 2014년 6월 기준 금값은 온스당 1246달러에서 10년 후인 2024년 6월 2350달러 수준으로 약 2배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증시의 주요 지표인 S&P500 지수는 연평균 17.41% 오르며 10년간 174.0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이 배당이나 이자가 없고, 보관비용이 드는 것과, 주식 배당을 고려하면 크게 매력적인 투자처는 아닌 셈이다.
출처 : 중소기업신문(http://www.s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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